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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관계 개선을 위해 남자에게 피해망상 같지 말고 통큰 양보를 하라니???


이런 이상한 글을 봤는데 두 눈을 의심함 ㅋㅋ


그 글의 취지는 물론 겉보기에는 좋았다. 남녀가 차이가 있으니 (<-맞는 말), 남녀의 좋은 관계를 위해서(<-바람직함), 좀더 혜택 받는 남자가(<-조금 애매해짐), 피해망상 갖지 말고 통큰 양보를 통해 관계 개선 합시다(<-네?).....



일단, 


그 글을 읽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어 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예로 들고 있는데.


발단은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야기.


여사원이 생수통을 갈기 어려워서 남사원에게 갈아달라고 하자 남사원이 글을 올림. 여자들은 정말 생수통을 못가나. 


그랬더니 덧글에 많은 남성들이 소위 말하는 여성을 까는 댓글을 올렸는데 그 글들을 보면서 


작자는 남자의 피해망상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남녀 관계의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 중 한가지 제시로 더 많이 누리고 있는 남자가 피해망상 갖지 말고 통큰 양보합시다.


라는 취지의 글을 올림.



그렇다.


그런 생각도 있을 수 있고, 존중 받아야 한다고 본다.


다만, 그런 시각이 과연 남녀 관계의 개선에 도움이 될지는 의심스럽다.


댓글에도 공감하기 어렵다는 글이 많았다. 물론 공감하는 글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내가 느낀 문제는... 남녀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를 <남녀> 카테고리에서 풀려는 시각이었다. 


'남녀 관계'라는 카테고리가 아닌 '인간 관계'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문제를 해결 해야 하지 않을까.


이미 '남녀 관계'라는 카테고리는 남과 여로 나누어져 있고, 남과 여로 나눈 이유는 분명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존중 받아야 하지만,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더 큰, 한단계 윗 카테고리에서 다뤄야 하지 않을까.



예로 나왔던 생수통, 커피 돌리기, 그밖에도 많겠지, 군대, 임신, 화장실 청소 등등등등...


이건 남녀의 차이 때문에 생긴 문제인데, 한쪽이 양보를 하느니 마느니 하는 마인드로 해결이 가능할까.


"난 여잔데 생수통 갈기가, 그래.. 억지로 갈려면 갈 수는 있겠지. 근데 진짜 남자보다 서너배는 힘들다고. 와서 이것좀 갈아 달라고"


여자가 이런 마인드면 남자도 똑같은 마인드가 될 게 뻔하다는 거지.



남자라서, 여자라서가 아니라, 똑같은 인간적으로. 난 이거는 좀 쉬운데 저거는 좀 어려워. 좀 도와줄 수 있을까? 이런 거라면 남자든 여자든 누구나 공감을 할 수 있잖아. 인간은 누구나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깐.


남자라도 생수통이 무거우면, 옆에 빈둥대는 여사원한테 "아 이거 좀 무거운데 도와주실래요?" 하고 도움을 청하는 게 당연할 수 있고,


여자도 생수통 무겁다고 당연하다는 듯 남사원한테 떠맏기지 말고 "이거 좀 무거운데 도와주실래요?"하고 도움을 청한다음, 뒤에서 뒷짐지고 있지말고 <함께 거들어> 거드는 행등을 하는 거다. 


힘약한 남자도 당연히 있는데, 남자도 힘든 거 도움을 청할 수 있고, 여자도 당연히 도움을 청할 수 있고. 남자든 여자든 도움을 받으면 떠맡기지 말고 당연히 동참하고, 고마움을 표시하면, 


남자든 여자든 서로 차이를 이해하는 나이인 이상 피해망상이니 뭐니, 그런 거 없다. 이해를 한다.

여기에는 남녀 중 한쪽이 통큰 양보를 하고 자시고 할게 없는 문제다.


남자고 여자라고 해서 <남녀> 관계로 풀 게 아니라, <인간> 관계로 풀면 될 자리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