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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좋아 통기타를 챙겨매고 뒷동산으로 갔다.



득도하려고 산으로 가고


득음하려고 산으로 간다고 하지 않나.


뭐, 그래서 간 건 아니고... 혼자 소풍겸.



겨울이 가까워지는 늦가을이 되면 '물들었던 단풍'이 '물빠진 단풍'이 되는데,


오늘 산은 색깔이 마음에 들었다. 화려하고 원색적인 것보다 이런 물빠진 색이 좋더라.



아무튼, 사람이 최대한 다니지 않는 으슥한 곳을 찾아 들어갔는데 낡은 나무 의자가 있어서 신문지 깔고 앉았다.


뭔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진드기나 벌레에 잘못 물리고 싶진 않으니깐.



그런데 와... 저게 뭐지? 싶은 걸 발견.


순식간에 지나가서 정확히 뭔진 모르겠는데, 


딱봐도 개는 아니고, 마음은 '설마 여우?' 이랬지만, 


이성은 '아냐, 여우가 얼마나 희귀한데'라고 판단, 


그럼 '설마 새끼 사슴?' 

 

 


이성은 '그건 더 희귀하지 않나? 동네 뒷산에 사슴이? 그것도 새끼가?' 이러면서 옥신각신하고 있는데,


정말 뭔지 모르겠다는...


아무튼 주섬주섬 기타를 꺼내서 연습 연습.


이름 모를 처음 보는 벌레들이 날아와서 기타 헤드에 앉았다 가고, 신발에 앉았다가 아예 눌러 앉으려고 하고...


귀여운 녀석들.. 우리가 또 언제 만나겠니... 내 기타를 즐겨랏!!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날이 저물려고 하기에 내려왔다.


운동도 하고 예쁜 사슴 같은 녀석도 보고 기타 연습도 눈치 안보고 하고 일석 몇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