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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없다




달달한 밥이 땡겨서 먹은 뚝배기 불고기 8,000원

원래 맛있을 것 같은데 맛있는데 그닥인듯한..

병원에서 먹는 밥이란, 뭔가 맛있는게 먹고 싶으면서도 그닥 안땡기는 모순의 맛.



병문안이나 병간호 할 때 조심할 점.

많이 있겠지만, 우선은 첫째도 낙상 조심 둘째도 낙상 조심 셋째는 튜브 끼임 조심이 아닐까 싶다.

내려서고 올라서다 급작스러운 어지러움, 잠자다 뒤척이다 낙상할 수 있으니 안전바를 항상 올려야 겠다. 겉으로 건강하고 잘 앉아 있는 것처럼 보여도 갑자기 후들하고 기운이 딸리거나 어지러울 수 있다고 한다. 몸이 약해서 그럴 수도 있겠고 각종 약물로 인해 그럴 수도 있고.

 

 


저 안전바만 올리고 내리는 거면 쉬운데, 환자다보니 링겔이니 뭐니 호스가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안전바를 올리고 내릴 때 호스가 바에 끼인채로 모르고 움직이거나 하면 몸에서 빠질까봐 조심스럽고, 튜브를 일일이 뺐다 걸었다 하는 게 번거롭다고 안전바 내리고 올리는 걸 소홀히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아파트... 내 집은 어디에 생각을 하는 순간이다. 근데 집은 역시 주택이 짱이지... 비싸서 그렇지.

집투기 할 생각도 없고 별장같은 집을 원하는 것도 아닌데 이런저런 생각에 우울해졌지만

바람은 차도 햇살이 좋은 날씨가 하늘 보고 있자니 조금 기분이 나아졌다.

내년엔 좋은 일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보고.



암병동에서 보는 뉴스라고 별다른 거 없다. 정치 뉴스는 맨날 똑같은 얘기만 하는데 뉴스라고 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박근혜가 몸담았던 새누리당. 같은 생각으로 같이 움직였으면 그 끝도 같아야 하지 않나. 맛있는 건 같이 먹고 맛없어졌으니 숫가락만 들고 밥상 옮긴다는 건..



바깥 세상은 시끄럽다. 안은 조용하다. 기침 소리나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침대의 앞은 지나가면서도 차마 실수라도 흘깃 눈길이 가지 않도록 조심하게 된다.

하루에 한 번 회진하는 의사 선생님은 거의 볼 일 없고 주로 접하게 되는 분들이 간호사 선생님(?정확한 직급을 모르겠으니 호칭도 모르겠다)인데, 담당하시는 간호사샘이 친절하고 상냥했다.

칭찬 카드 쓴다는 걸 깜박했네...



병실이 엄청 따뜻하다. 밝은 영하라는데 창문을 열어 놨음에도 창가에 가도 찬바람이 안들어오는 것이 신기했다.

집에서는 창문 조금만 열어놔도 찬바람이 훅차고 들어오는데 말이다.

비밀이 있다면 아마 이런 창문-아래에서 위로 여는 구조가 찬바람이 덜들어오는 요인이 아닐까 예상해봤다.

찬 공기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고 따뜻한 공기는 아래서 위로 올라가니까...

나중에 집을 사거나 지으면 이런 창문으로 하면 실내 보온에 더 좋을까. 아니 혹시 공기 순환이 덜 될까. 그럼 곰팡이나 습기가 빠져나가는 데는 불리할까...

마이홈에 대한 생각은 언제 어느 장소에 가든 끊이지 않는다.

죽기 전에 내집이 생길까.

 


암병동의 밤. 아프면 밤이 더 괴롭고 그럴텐데 약물을 맞으면 어떨지는 모르겠다.



중학교에서 마셨던 실론티, 고등학교에서 마셨던 실론티, 대학에서 마셨던 실론티, 알바 하며 마셨던 실론티, 백수때 독서실서 마셨던 실론티, 사무실 앞에서 마셨던 실론티, 관광지에서 마셨던 실론티, 길가다 마셨던 실론티, 암병동에서 마시는 실론티... 혼자 마시든 친구랑 마시든,.. 언제 어디서든 자판기 앞에서면 손이 가는 실론티(좋아는 하는데 이상하게 슈퍼에서 사먹은 적은 별로 없다)

홍차의 꿈 실론티는 어디서 뽑아 마시든 홍차의 꿈의 맛이 나는 것 같다.

홍차의 꿈 맛은 이래 변함이 없는데 내 꿈의 맛은... 많이 변했다.



병원은 아파서 가는 곳이라 싫지만, 대부분 돈이 많이 들기때문에도 싫어할 것이다. 그나마 저렴한 다인실에 들어가려고 하게 되고. 5인실이 없어 2인실이나 1인실에 가게 되었을 때 부담이 말도 못한 것이 몸아픈 서민의 마음 아닐까.



신촌세브란스 병원 암병원에 가려면 신촌 역에서 내려서 2번 출구로 가서 쭉 걸어가면 10여분 정도에 도착..

그런데 셔틀버스 있더라... 생각해보면 당연한데 처음 갈 땐 좀 경황이 없어서 알아볼 생각을 못했네.



본관에서 먹은 무슨 데리야끼 닭 덮밥인지... 하는 거. 7천원이었나 7천 오백원인가..

AI 조류독감이 역대 최고로 심각하다는데도 그 많은 메뉴중에 하필 이게 먹고 싶어서 골랐는데, 요리사가 알아서 빡세게 익혀 주겠지 하고 먹음. 맛있는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