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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밤에 쓰레기 버리러 다녀올 때 종종 길고양이 한 마리가 보이는데, 애가 어려보이고 살도 너무 없는데, 오죽 배가 고프면 사람봐도 도망가질 않고 냥냥 거리면서 슬금슬금 눈치 봄.


당연히 고양이 사료도 없고 먹이로 뭘 줘야 할지, 고양이도 아무 거나 먹으면 안 될 것 같고. 고양이 배탈나면 어쩌나 싶어 뭘 섣불리 주지도 못했고, 한 번 줬다 집앞에 따라 오면 어쩌지 책임 못지는 상황인데 싶어서 그냥 지나치다.


오늘은 요즘 속이 좋지 않아 황태를 넣은 죽을 저녁으로 먹는데 자꾸 고양이 생각이 나.

고양이 생선 좋아하나.. 아놔, 내가 밥먹으면서 길고양이 생각해야 하다니.

해서 밥먹고 인터넷 검색해보니 마른 황태 물에 불려 염분 빼고 익혀서 주면 고양이 영양식이 된다길래 황태를 줘보기로 함.

 


죽에는 소금을 아예 넣지 않아서 그대로 줘도 될 것 같았지만, 혹시 모를 기름기라든가, 아무튼 모를 땐 제일 안전하게 주는 게 좋겠지 싶어 죽 속 황태를 다시 건져 깨끗한 물에 씻어 혹시 모를 염분 비슷한게 있을까봐 담가뒀다가, 몇 차례 헹궈서, 마땅한 고양이 밥그릇이 눈에 띄지 않아 종이컵 몸통을 반으로 잘라 먹는 물 살짝 붓고 불린 황태 몇개 한 겹(?)씩 잘라 넣어 가지고 나가봄.


있으면 주면 되는데, 없으면, 이걸 어디다 놔야 딴 애들이 안 먹고 그 녀석이 먹을까;ㅁ;

걱정했는데, 또 혼자 방황하고 있네 ㅎ

 

 

슬금슬금 가서 차 별로 안다니고 사람 별로 없는 어두운 곳에 놓자마자 녀석이 코박고 냠냠...

이쁜녀석..ㅎㅎ 잘 먹어! 하고 달려서 귀가.


사실 주위에 고양이를 밖에서 키우는지 밖에 고양이 사료그릇이 있고 근처에 고양이 한마리가 자주 보이는데, 고양이도 영역? 고양이 구역?이 다른지, 작은 고양이가 그 근처로 가려고 하면 원래 있던 고양이가 냅다 달려들어서 내쫓는다 ㅜㅠ


사람이나 동물이나, 다른 건 몰라도 한번 태어나 배 곯지 않고 살면 안 되나..

우리 동네는 캣맘이 없는지... 캣맘이나 캣대디가 있어서 같이 밥 주거나 배우면(?) 부담이 덜 할 텐데, 안 보이네.

좋은 집사가 생기면 더욱 좋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