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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신저스 Passengers, 2016


영화가 최종적으로 얘기하고 싶어하는 큰 줄기는 잘 전해져 온다.

인생을 (운명을 이끄는)승무원이 아닌 승객으로 비유한 것도, 

흔하긴 하지만 누구나 끄덕일만 한 부분이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든 외로움에서 비롯된 결정은 늘 옳지 않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이들이 보기에는 초장부터 왓더?!를 외치게 되는 '이 설정(남주가 외로워서 동면 상태의 여주를 깨움)'만큼은 동의하기 어렵다.


이 설정이 불편할 수 밖에 없는 게 뭐냐면, 문제는 이 영화가 '로맨스'라는 거다. 

(우선, 영화 정보에는 '모험, SF'라고 나와있지만, 대부분이 '로맨스>모험>sf'라는 데 동의할 것이다.)


영화는 결국 초장에 싼 이 똥을 잘 치워서 로맨스로 승화시키자!는 식으로 전개 되어버린다.

우주선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하고 그것을 둘의 협동으로 해결하는 극적인 씬을 넣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래야 외로움이라는 이기적인 욕망에서 여자를 깨운 남주의 욕망이 사랑으로 승화될 수 있고, 어쨌든 여자를 깨웠기에 다른 오천여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식으로 은근슬쩍 좋은 게 좋은 거지 식으로 미화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남주가 게이인데 문득 동면 중인 어떤 남자한테 꽂혀서 깨웠다면? 그래도 로맨스가 될까?

아니면 남주가 여주를 깨웠는데, 깨우고보니 여주가 레즈비언이야!? 이래도?


기술좋고 젊은 잘생긴 남자가 예쁘고 젊은 여자를 깨웠으면 둘이 고난을 극복하고 사랑에 빠지는 게 당연하지! 하는 식의 설정이 너무 동화스러운데다가, 상황도 폐쇄적이고 너무나 강제적이라서 로맨스라기보다는 싸이코 영화였어야 했다. 인질이 납치범죄자에 연민을 느끼고 동화되는 스톡홀름 증후군...의 스릴러 로맨스가 더 설득력 있을 듯?


그래서 로맨스도 와닿지 않았는데, SF적인 면에서도 아쉬웠던 것이,

굳이 우주를 배경으로 했어야 했는가도 의문이다.

이유를 찾자면, 인간의 한평생(남주는 도착 90년을 앞두고 눈을 뜬다)을 암시 할만한 스케일이 필요해서 우주 공간을 빌리지 않았나 추측하는 정도.


정통 우주 SF 지향 영화는 아니라는 것.

 


하긴 요즘은 워낙 sf영화도 쏟아지다 싶이 나와서 그런지,

예전처럼 신박한 우주선도 드물고,

온갖 과학이론, 모험, 시간여행, 외계인 등도 나올만큼 나왔으니,

아주 새로운 sf를 찾기가 어렵긴 하다.


고로, 우주 sf 매니아라든가,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보고 싶을 때 말고,

비싼 헐리웃 CG의 아름다운 우주 구경하고 제니퍼 로렌스랑 단둘이 호화 우주선에서 데이트한다고 생각하고 보면 만족할만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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