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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장난아님. 아 이래서 나이들면 외롭다하는 구나. 

 

젊을 적에는 난제가 있어 힘들기는 해도 무서운 게 없어 두렵지 않고, 몸이 지치기는 해도 악바리 근성 패기로 버티면 되는 것 그렇게 넘겨왔던 것 같다.

 

그런데 그 힘이 계속 가지 않더라는 것을 젊은 적의 나는 몰랐네 이럴 줄은 몰랐네 이제야 알았네

 

이래서 결혼을 하나 하지만 외롭다고 결혼했다 쳐봐

 

사람이 좋을 땐 뭐든 좋지 뭔들 사이 나쁠 때 진짜가 드러난다

 

밥먹고 잠자고 누워있거나 말하거나 숨쉬는 것까지 싫어지는 순간 아 참 안 맞네 하는 순간이 왜 없을 것이며

 

결혼한다고 외로움이 없을까

 

흔히 독신을 두고 기혼자들이 하는 말이 늙어서 어쩌구

 

딩크족을 앞에두고 유자식족이 하는 말이 늙어서 어쩌구인데

 

막상 주위를 둘러보면 다 늙어서까지 지지고 볶으며 자식 서넛 낳았던 지금의 할아버지 할머니들 독거노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혼 비관은 결코 아니며 만남이 외로움에 크나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물론이지만

 

외로움 도피가 만남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사실이다

 

언제나 진짜 해답은 심플해서 만남은 사랑을 주고자 하는 상대, 사랑을 하고자 하는 상대여야 하지,

 

외로움의 도피처, 사랑받을 상대, 기댈만한 기둥을 찾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 잘못된 예로 만남에 있어 집착하고 괴롭히는 사례를 우리는 흔히 본다

 

만남이나 궁극적인 결혼 같은 관계는 외로움 도피용으로는 해답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럼 이 외로움은 대체 어쩌라는 것이냐

 

또 하나 생각하다보니 아 이래서 중년 덕후가 찐덕후라는 소리군

 

지금이야 전 세계가 몇 년 째 팬데믹 겪어서 잠잠하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해외에서 아이돌 콘서트니 생파니 짐싸들고 바다건너 찾아가는 중년 아주머니팬이 이해가 안 됐다

 

주말마다 자전거니 등산이니 캠핑이니 낚시니 산으로 들로 계곡으로 바다로 쏘다니는 아저씨들 비가 오는데 무슨 바다낚시냐 싶었다

 

갑자기 그림이니 사진이니 외국어니 배움을 시작하는 것에 진심인 자세도 그걸로 취업할 것도 아닐텐데 왜

 

중년에 취미 생활에 돈 시간 체력 에너지 들이붓는 이유 중 큰 요소 하나가 외로움에 근거하느 ㄴ건가 싶다.

 

하지만 취미 생활이 그저 소비와 소모에 그칠 뿐이라면 이 또한 허무할 것 같다

 

근본적으로 인간은 활동과 에너지를 통해 즐거움 뿐 아니라 보람을 찾기 마련인데

 

그렇게 다 쏟아붓기만 하는 취미가 그저 소비와 소모일 뿐이라면 그래서 또 하나 생각해보는 게 종교활동 같다

 

존재 근원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배움 활동, 봉사활동, 동일한 목적하에 모인 소속감이 주는 안정감

 

나이들수록 외로움을 노리고 다가오는 무리를 조심해야 한다

 

남들은 어떻게 해결방법을 찾고 있는지 궁금하다

 

중년의 고립감과 고독감과 외로움

 

요즘 최강야구 보는데

 

그러보니 야구는 류현진 한화 시절에 봤던 게 마지막이었다

 

친구랑 저녁시간에 맥주집에 앉아 500씨씨에 치킨 뜯으면서 봤었어

 

아니 그게 벌써 까마득한 옛날 일인데 지금도 한화 류현진 하면 알까는 수비진을 보면서도 찡그림이나 비웃음 하나 없던 류현진의 덤덤한 표정이 떠오를 정도 그때도 와 저 류현진이란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마인드가 대단하지 싶었던

 

아무튼 그렇게 한참을 안 보다가 최근 최강야구라는 걸 보는데

 

은퇴한 야구선수들 열정을 다하는 모습에 같이 짠하고 나이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더니 그건가

 

아니 눈물은 워낙 많았다 이제와서 보니까 그게 우울증 불안증이었던 것 같음 하하

 

한편으로는 나도 열심히 하고 싶다 그런 생각도 들고 특히 최강야구는 목표가 있다 

 

영맨들은 취업방출이라는 목표가 있고

 

은퇴선수들은 팀으로 칠할 승률이라는 목표가 있고 개개인으로는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플레이가 있고

 

결국 목표 없는 노력은 헛발질일 뿐일까

 

그런 저런 생각하면서 낚서하다보니 요즘 너무나 외로움에 사무칠 때 그림을 그리게 된다

 

그림이라기도 뭐하고 낚서 끄적이다가 아니 이거 어떻게 쫌 뭐 쫌 쫌 어케 안 돼? 싶어서 유튜브로 그림 그리는 방법 검색하고 

 

 

 

김성근 감독님과 이광길 수석 코치님 사인이 너무 멋있다 저 짧은 움직임은 몇 십년의 세월이 녹아난 움직임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승리를 위한 움직임인 것이다

 

 

작전 지시하는 감독님 전달하는 코치님 수행하는 선수들

 

 

 

스퀴즈 사인이 떨어졌는데 작전 시작하자마자 냅다 스타트하는 선수

 

그리고 이 작전은 어디 무슨 영화 속 한 장면처럼이었다

 

 

그림 그릴 때 정답이야 없겠지만

 

하얀 에이포용지 아무대에나 눈알부터 그리기 시작했더랬는데

 

보니까 가로세로 축부터 세우는 게 편안하더라는 걸 하나 배움

 

외로움을 해결하는 방법도 정답이야 없다지만 배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