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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출판사에서 나온 히라노 게이치로의 장편소설 달이라는 책이 집에 있다.

산 지는 좀 된 책인데, 소설 내용이나 감상에 대해 쓰려는 건 아니고, 본문 내용의 소소한 오탈자에 대한 이야기다.



몇 년 전에 처음 이 책을 샀을 때는 파본이었다. 오탈자는 둘째치고 페이지가 순서를 넘나들어서 읽을 수가 없었다. 책을 사면서 이런 파본은 처음이라 책 뒤에 있는 문학동네 전화번호로 문의를 넣었더니 택배로 주면 확인 후 바로 새 책으로 바꿔 보내주겠다 해서 그렇게 했다.


그렇게 교환받은 책을 읽긴 읽었는데...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취향에 맞지 않아서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다. 


워낙에 일본어 원서로도 고전 문체라고 해야하나, 옛 한문체 사용으로 독특하지만 쉽게 술술 읽기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 소설이라던데, 그래서인지 번역되어 있는 문체도 개인적으로는 친근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책장을 덮고나서 계속 신경쓰이는 것이 있었으니!


대체 두리망찰이 무엇이더냐! 하는 것이었다! 





저 두리망찰이 대체 무슨 뜻이야 !@#$$%^ 


그래서 사전을 찾았는데, 나오지 않는다... 뭐, 사장된 옛말일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갔는데, 이후로 어쩌다 책장에 꼽혀 있는 이 '달'이라는 책등만 보면 두리망찰 두리망찰.. 두리망찰만 떠오르는 것이었다.


결국 이건 알아야겠다 싶어서 국립국어원에 문의를 넣었다. 며칠 뒤 달린 답변은 '질의하신 어휘에 대한 정보가 없어 답변을 드리기 어렵소'였다. 훔...???


이번엔 문학동네에 문의를 넣었다.(메일로는 확인을 안하는 듯 했다)


그리고 며칠 뒤 달린 답변은.... '정신이 얼떨떨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양'이라는 의미의 ´우두망찰´로 다음 쇄에 수정될 예정입니다.


그렇다. 두리망찰은 없는 말이었다.


소설에 오탈자나 오역이 있을 수 있지만, 내용 중간도 아니고 본문 첫장에 잘못된 어휘가 초판도 아니고 2판 2쇄인까지 살아 있다니.


아무튼, 이제 편안하게 이 책을 놓아줄 수 있어...